이라는 포스트를 쓴 적이 있다. 회사의 내부고발자가 겪게 된 엄청난 불합리와 학대가 너무나 놀라웠기에 남겼던 글인데, 다시 비슷한 사례가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쨔스, 댓글로 하루를 살다
-민노씨.네
-민노씨.네"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광고하는 그룹 계열사인 기업에서 직장 내 성희롱을 인사팀에 알렸다가 엄청난 일을 겪게 된 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다.
위 포스트에 연결된 기사의 한 대목이다. 사실 이보다 더 충격적인 대목은,
그래서 주변 동료들에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대신, "자꾸 그러면, '대졸 여사원은 까칠해서
못 받는다'는 말이 나온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말라"고 '충고'하는 동료도 있었다.
바로 이 부분이다.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회사 내 성희롱이라는 문제는 분명 아주 민감한 부분이고, 어떤 이유로든 회사에 항의를 하는 일은 -그 이유가 성희롱 정도의 심각한 문제라 하더라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괜히 내 일도 아닌 일에 끼어들었다가 같이 불이익을 받게 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들 법도 하다. 그런데, '대졸 여사원은 까칠해서 못 받는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은, 다르다. 이건 심각하다. 성범죄의 피해 여성(혹은 남성)에게 '니가 뭔가 여지를 줬으니까 그랬던 거 아니냐'는 눈길을 보내는 분위기와 맞물려 있으면서, 그에 더해 '자꾸 그러면 우리까지 피해를 본다'는 무한 이기주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권력에 맞서기는 쉽지 않다. 어렵다. 실험으로 밝혀졌다시피 사람들은 아주 자그마한 권위에도 쉽게 무너진다. (피실험자에게 다른 사람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게끔 하고, 그 충격을 갈수록 높여갈 것을 요청한 실험이 있다. 대개의 피실험자는 칸막이 건너편에서 들리는 고통에 찬 비명소리를 들으며 '어, 더 하면 안될 거 같은데요'하고 연구원에게 위험 신호를 보내려 한다. 하지만 연구원의 '괜찮으니 계속 진행하라'는 말에 반발해서 '더 이상 못하겠다'고 자리를 뜬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고 한다. 연구원이 강하게 요구한 것도 아니고, 본인이 원한다면 중단할 수 있음에도 연구원의 작은 권위에 맞서지 못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가 그 사실을 털어놓을 경우에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분노를 넘어서 애처로움을 느끼게 한다.
이제 최근에 나도 이와 비슷한 일을 목격했음을 밝혀야겠다. 자세한 상황은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고 나 또한 그것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못했다.
기사에선 해당 기업내부에서 진행된 성희롱 예방 교육에 '성희롱을 당하면 녹취록을 남기라'는 대목이 추가되었다고 설명한다. 나는, 그 정도로는 한참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벌금 몇 천만원으로도 모자란다. 성희롱으로 소송이 제기되면 미국처럼 '징벌적 배상금'을 엄청난 금액으로 책정해서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릴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몇 천만원 수준이 아니라, 최소한 몇 십 억원 정도로. 소송이 마구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별 걱정 다하신다. 대한민국에서 '내가 성희롱을 당했다'고 과감히 사회에 밝히는 것이 쉬운 일일 것 같나? '쨔스' 님의 경우처럼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고 사진까지 내보내는 것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한 때 나는 '갈고리'라는 말을 들을만큼 겁이 없었다. '이건 아니다' 싶은 일에는 상대가 누구든 그냥 아니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래서 욕도 많이 먹었고, 때로 너무 지나쳐서 꺼칠 꺼칠했고, 실수도 많이 했다. 지금도 까칠한 성격은 여전하지만, 이젠 쉽게 아니라고 하지 못한다. 상식을 벗어난 것을 보면서도 뒷말이 무서워 침묵한다. 입 바른 소리를 해서 얻는 것은 '투덜이' '불만 많은 놈'이라는 평판밖에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이것이, 슬프다.







2008/10/01 09:18













